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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32호] 술이 들어간다 쭉! 쭉쭉쭉! (빅데이터로 살펴본 한국인의 음주문화와 술의 사회학적 의미)










"술 한잔 하자"의 의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누구에게는 소통의 수단, 누구에게는 스트레스 해소의 수단, 누구에게는 밥과 같은 존재(?)인 술. 수렵, 채취의 시대의 과일주를 시초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시간이 긴 술은 현대인의 삶에서 식사만큼 중요한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특히나 애주국가인 한국의 음주 문화는 다른 국가와 차별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계론적 관점에서의 술의 역할입니다. 예부터 음주라는 것이 술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사람을 상대하기 위한 매개로 대화와 교류를 위한 교량의 역할로서 존재해 왔고, 조선시대에는 향음주례라고 하여 술을 예의에 맞게 마시는 주도라는 전통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대한민국=술 공화국”이라는 공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의 1인당 알코올소비량 비교 결과(출처: OECD자료)에서 22위를 차지했는데, 아시아 국가에서는 단연 가장 높은 순위다. 우리나라 인구 수가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것을 감안하면, 이 순위는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타파크로스는 지난 1년간 SNS에서 발화된 ''에 관련된 담론 625만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술은 특별한 증감 없이 항시 존재하는 data로 나타났고 이 수치는 식사에 관한 담론(500만 여 건)보다도 더 높았다. 술은 한국인에게 그만큼 일상적이고 친숙한 대상이었다.이렇게 술이 사람들의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잡고 있음은 술을 마시는 장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곳들은 고깃집이나 동네 술집, 치킨집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야외에서 술을 마신다는 언급의 비중도 상당했는데, 나들이나 산책 등의 활동에서도 음주가 꽤 자연스러운 일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할 만한 점은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술이 집이라는 사적 공간에 스며듦으로써 음주 풍토가 다양한 방식으로 분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집에서 마시는 술은 언제든지 쉽게 마실 수 있다는 즉시성과 더불어 일과를 마친 후 편안함을 향휴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음주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다각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술을 마신 다음에는 여전히 뜨끈한 국물 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기존의 해장국이나 국밥의 강세가 여전했지만, 스스로 만들어 먹는 해장라면이나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쌀국수의 인기도 눈 여겨 볼만 하다. 또한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 패스트푸드를 먹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술 마신 다음날 찾아오는 허기를 달래기 위해 간편하고 저렴한 햄버거 세트나 치즈가 들어간 부드러운 음식을 찾는 것이다. 이는 ‘미국식 해장’이라 불리며 꾸준하게 일정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건강을 생각하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 커피 애호가들은 마시는 음료(라떼, 과일주스)로 해장을 하기도 했다. 이렇듯 사람들은 각자 자신에게 맞는 해장 방법을 선택하고 있었다. 걸쭉하고 칼칼한 국물과 같이 전통적인 해장법이라 볼 수 있는 메뉴가 아니라, 자신만의 해장 방법을 찾아가는 ‘모디슈머(Modify+Consumer)’의 등장은 앞으로의 해장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렵, 채취 시대의 과일주를 시초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술은 현대인의 삶에서 식사만큼 중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특히 한국의 음주 문화에는 다른 국가와의 차별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관계론적 관점에서의 술의 역할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음주는 술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기 위한 매개로서, 대화와 교류를 위한 교량의 역할로 존재해왔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향음주례(鄕飮酒禮)라고 하여, 술을 예의에 맞게 마시는 주도(酒道)의 전통이 내려왔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는 술자리의 사회학적 의미가 매우 뚜렷하다. 크게 세 가지로 그 의미를 구분해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누적’이다. 술자리를 통해 만남이 반복되고 추억을 공유하며 관계가 누적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이해하는 소통의 과정을 갖게 된다. 두 번째 의미는 ‘강화’다. 잦은 만남은 그 커뮤니티의 특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는데, 이를 통해 관계 또한 깊어져 모임의 결속력이 보다 단단해지게 된다. 셋째는 ‘연결’이다. 사람들은 술자리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그로 인해 관계가 확산되며 목적의 범주 역시 다양해진다. 이와 같이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술자리의 관계론적 의미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도 유지되고 있다. 그러니 음주는 단순히 술을 마시는 행위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연결고리를 가지고 구축되어 온 한국 고유의 문화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과한 것은 모자란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도를 넘어선 음주는 많은 문제를 발생시킨다. 매년 증가하는 폭행과 음주운전 사고량, 대학교 신입생 폭탄주, 친분을 가장한 성추행 등의 그릇된 행태들은 건강한 음주문화의 형성을 저해하고 있다. 음주가 가진 순기능이 잘 표출될 수 있도록 하려면, 절제와 개성을 모두 갖춘 진정한 술자리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