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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감성토크] Back to the 90's

 

▒ 추억이 가지는 힘 (Retrospect)


7080의 문화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추억을 녹여낸 문화적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습니다. 통기타가 주된 키워드였던 7080의 문화에서 이제는 벌써 또 그만큼의 시간이 흘러 90년대 문화를 그리워하는 세대들에게 복고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세대가 세대를 거듭하는 동안, 문화는 거듭되고 재생산되어 우리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복고는 왜 트렌드를 몰고 왔을까요?



- 우리는 왜 과거를 그리워하는가?


3년 전 개봉했던 영화 ‘건축학 개론’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7 / 1994’ 를 기억하십니까? 김동률의 노래가 흐르고, 서태지에 열광하며 HOT와 젝키를 외치던 그 소녀들이 살았던 시대, 바로 1990년대를 그렸던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유난히도 1990년대를 그리워하는 걸까요? 그 시절 우리들은 IMF 때문에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정치적으로 불안했으며, 청춘들은 방황했는데도 말입니다.



<사진출처 : 해당사 홈페이지>              



-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 : 무드셀라 증후군 (Methuselah syndrome)


혹시 무드셀라 증후군을 아시나요? 추억은 항상 아름답다고 하며 좋은 기억만 남겨두려는 심리를 일컬어 하는 말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대다수가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쁜 기억은 빨리 지워버리고, 좋은 기억만을 남기려 합니다. 사실, 이것은 기억을 왜곡하여 지금의 자신을 지켜내는 일종의 자아방어기제입니다. 이래저래 힘든 일들이 반복되면, 자연스레 행복을 열망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을 가장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곳이 바로 우리의 추억 속 행복일 것입니다. 추억 속에서 우리는 지금과는 달랐을 우리의 모습을 찾아내려 합니다. 무슨 일에도 시들한 지금이 아닌 누군가에게 열정적이었던 내 모습을, 경제적으로 어렵고 정치적으로 불안했지만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었던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순수하게 웃을 수 있었던 그 때의 나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인 것입니다.



-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아마도 그런 우리의 열망을 끄집어낸 것이 얼마 전 방영된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추억에 관련된 혹은 복고와 관련한 문화 콘텐츠들은 많았지만, 우리를 순수히 열광하게 만들던 그 시절 탑 가수들이 한데 모여 과거와 지금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는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내가 변해버린 만큼 그들도 변했지만 그 시절의 아련함과 열정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큰 위로가 아니었나하고 생각합니다.


            

<사진출처 : MBC 무한도전 >                         



- ‘추억’의 힘 : ‘토토가’의 힘


‘토토가’가의 첫 방송이 나간 12월 27일, 그리고 2부가 방송된 1월 3일과 4일까지 SNS 속 토토가의 열기는 뜨거웠습니다. 시청 후 사람들의 35%는 토토가에 "감동"받았다고 했고, 28%는 “즐거웠다”고 했으며, 18%는 “기뻤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부분에서 감동 받았을까요? 


사람들은 타임머신을 탄 듯 여전한 실력으로 맞이해준 가수들(40%)에 대해서, 평생 다신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토토가를 기획해 준 무한도전(30%)에 대해서, 90년대를 그대로 돌려놓은 것 같은 무대연출(23%)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특히나, 그 당시의 왕좌를 내려놓고 서서히 기억 속에 잊혀져가던 가수들에게 다시금 그들의 전성기였던 날들을 되뇌게 해주며 팬과 가수는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 토토가 시즌2를 기다리며,


토토가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시즌2에 대한 관심은 뜨겁습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시청자가 토토가를 다시금 원하는 때가 오면 시즌2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며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반응에 HOT, 젝스키스, 베이비복스, 핑클, 코요테, 디바 등 이번에는 만나지 못했던 언니, 오빠들을 다시금 만나보기를 열망하고 있고, 아쉽게도 TV에서는 만날 수 없는 유승준, 컨츄리 꼬꼬, 룰라 등의 가수들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방송의 여운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토토가’는 수고했던 2014년을 보내고, 새로운 2015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큰 이벤트이자 선물이었습니다. 그 문화를 누렸던 이들에게는 지금의 나를 다시금 버틸 수 있게 만들어 준 하나의 위로제였고, 그 문화를 누리지 않았던 이들에게는 과거와 지금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거울이었습니다.



-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


심리학적으로 과거를 그리워하고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현재에 대해 자신이 없고 불안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느꼈던 이번의 그 설렘과 아련함을 굳이 현재에 대한 불안과 자신 없음으로 단정 짓고 싶지 않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났던 것 같은 설렘으로, 그리고 또 앞으로 살아가며 다시금 만나게 될 친구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추억 속 그날들이 아름답고 소중해 지금을 버텨낼 수 있는 것처럼, 지금이 다시 추억이 될 그 날을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