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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2호] 양파, 바퀴벌레 그리고 고슴도치



2013년 현재, 네 집 중 한 집은 혼자 사는 1인가구라고 합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여, 현재 우리나라에서 네 가구 중 한 곳이 1인가구라고 하네요. 더구나 그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싱글족’과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주거를 비롯해 식품, 인테리어, 외식업 등 혼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나 혼자 산다’는 TV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는 것처럼 이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여, 현재 우리나라에서 네 가구 중 한 곳이 1인가구라고 하네요. 더구나 그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최근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싱글족’과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주거를 비롯해 식품, 인테리어, 외식업 등 혼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말까지 생겨났을 정도입니다. ‘나 혼자 산다’는 TV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는 것처럼 이제는 혼자 사는 삶이 대세가 된 것 같습니다.

소셜분석 전문기업 타파크로스는 최근 가장 핫한 라이프 스타일인 혼자 사는 사람들의 심리상태와 생활특성을 알아보았답니다. 자, 그럼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하는 이야기를 분석해보았습니다. <그림1>에 표현된 것처럼, 혼자 살아서 “두렵다”, “외롭다”, “불편하다”, “자유롭다”가 그들이 주로 느끼는 정서 및 심리상태로 나타났구요, “먹는” 행위와 관련해서 그들만의 생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네요.

이 결과는 가족, 혹은 다른 이와 함께 사는 사람들이 주로 느끼는 “행복하다”, “편안하다”, “소중하다”, “미안하다” 등의 심리상태, 그리고 식생활특성과는 상당히 달라 보이는데요, 이들은 왜 이런 심리 및 생활 특성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먼저, 혼자 사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대한 호소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두렵게 하는지 살펴보니 ‘범죄’와 ‘괴담’, ‘벌레’, ‘막막함’ 등이 원인이네요.

특히 혼자 사는 여성분들, 요즘 성범죄며 강도며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커보입니다. 더구나 빌라나 다세대, 반지하 같은 방범이 부족한 곳에서 많이 살다 보니 더 두렵게 느껴지지요. ‘초인종’ 울리는 것이 무서운 것도 같은 맥락인데요, 혹시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먹고 방문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어 겁이 난다고 합니다.

귀신이나 괴담도 이들을 오싹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홀로 있으면 엄습해오는 특유의 으스스함 때문에 무섭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네요. 창문 밖에서 고양이가 허공을 보며 울어대는데, 그 모습이 심상치 않다며 너무 무섭다고 쓰여진 어떤 트위터가 생각납니다.

좁은 방에서 바퀴벌레가 내 옆을 샤샤샥 지나가는데, 나 대신 잡아줄 사람도 없고 더군다나 벌레가 지나가버릴 때까지 마땅히 피할데도 없다면? 생각해보니 저도 그 상황이 두려운데요, 사소한 일이지만 좁은 공간에서 혼자 대처해야 하다 보니 벌레도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두려운 존재라고 하네요.

그리고 처음 혼자 살기 시작할 때 막상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뭘 어떻게 챙기고 살아야 하는 건지 잘 모르다 보니 막막한 기분이 들 텐데요, 그래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앞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외롭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혼자서 장시간을 지내다 보니 그렇겠지요? 소셜분석을 통해 보니, 이들은 타인 혹은 무언가와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뚜렷하게 표현하는데요,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느껴지네요.

‘반려동물’의 경우,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 외에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생명이기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상입니다. 이들은 반려동물로서 친숙한 강아지와 고양이 이야기를 참 많이 하는데요. 흥미로운 건 키우고 싶다, 키우겠다는 사람보다 키우고 싶지만 뒤치닥거리며 외출이나 여행, 사육비용 등을 생각하면 감당이 어려워서 아쉽다는 사람이 더 많네요. 이런 모순된 심리 때문에 혼자 살면서 키우기 좋은 반려동물이 무언지 문의나 추천도 많은데요, 의외로 조용한 성격의 고슴도치가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리포트의 제목에 고슴도치가 들어간거죠!)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성’에 대한 바람도 큰가봅니다.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옆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다, 빨리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특이한 점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이성과 함께이고 싶다는 바람을 더 많이 표출한다는 건데

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추측 컨대, 남성들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이성에 대한 욕구를 표현하는 것을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받아들이는 반면에 상대적으로 여성들은 그런 심리를 굳이 남에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정서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 외 혼자인 사람들은 ‘취미’나 ‘자기계발’에 관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 또 일부러라도 이런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는데요. 이러한 성향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시간 때문도 있지만, 이들의 외로움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남는 시간에 가만히 있으니 더욱 외롭고 기분이 처져서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기에 자전거를 마련했다고 하고요, 외롭고 심심해서 영화를 섭렵하기 시작했다는 분도 있네요

혼자 살면 주거환경이 열악하거나 가전,가구가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죠. 반지하나 옥탑방의 경우 추위와 더위도 심각하고 곰팡이까지 심심찮게 번집니다. 탈수코스만 가면 춤을 추는 낡은 세탁기를 꼭 안고 있어야 할 때도 있구요, 비 오는 날 감자전

한 번 부쳐먹고 싶어도 감자를 갈 수 있는 믹서기는 커녕 강판 하나 없죠. 인터넷 설치비가 아까워 옆집 와이파이를 몰래 쓰려는데, 거리가 있다 보니 툭하면 먹통입니다.

더군다나 온갖 집안일은 정말이지 귀찮죠. 왠 소소한 집안일이 이렇게 많은지. 각종 공과금 연체되는 건 일쑤, 빨래나 설거지는 항상 쌓여있고, 이미 방안에서 썩기 시작하는 쓰레기 버리는 것도 일입니다. 이런 일들을 혼자서 항상 신경 쓰고 챙기기란 공사다망한 이들에겐 너무 무리한 일인가 봅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들은 혼자 사는 삶이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모님 밑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으면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편하게 앉아서 받아먹고 서랍에 개어져 있는 옷을 꺼내 입었을 테지요. 신혼부부를 비롯한 기혼자들도 집안일을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가사분담을 할 수도 있고 전업주부가 있는 경우도 많고요.

또한 가족과 함께 살면 상대적으로 살기 편한 집에 좋은 가전, 가구도 많이 구비되어 있으니 이런 점도 아무래도 차이가 납니다.

정리하자면, 이들은 혼자서 처리해야 하는 온갖 집안일들, 주거환경이나 살림살이의 열악함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데요, 편의성을 강조한 미니가전 등 관련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도 눈 여겨 볼 점이네요.

혼자 살면, 밥을 먹든 짜장면을 먹든 아침에 일어나든 말든 ‘내 맘대로’ ‘아무 때나’ ‘아무거나’ 할 수 있고 눈치 볼 필요도 간섭하는 사람도 없죠. 때문에 온전히 나 스스로, 나만의 삶을 결정할 수 있어요. 바로 이 “자유로움”이 혼자 산다는 것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 “자유로움”에 대한 만족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님 잔소리에서 벗어나 밤새 놀 수 있어 좋다는 어떤 분의 말에는 저도 왠지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자취하고 나니 방에서 마음대로 담배를 피울 수 있어 좋다는 의견들도 있었답니다.

그리고 내가 있는 공간도, 그 안의 물건들도 모두 나만을 위한 내것이라는 점도 자유를 느끼게 해줍니다. 가족과 함께 살 때는 쇼파, TV, 치약 등 집안의 물품들이 우리 가족 공동의 것으로서 내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지 못했던 것이 많지요. 대부분 부모님 취향의물건들을 마음에 들던 안 들던 같이 썼을 뿐입니다.

반면에 혼자 살면 집안의 모든 물품을 취향에 따라 내가 선택할 수 있지요. 이 선택권을 가지게 된다는 점이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움과 만족감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꾸며보고자 하는,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다만 공간을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꾸미기보다는 포인트 가구 하나를 비치한다거나 포스터같은 소품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패턴을 보이네요. 여건 상 큰 노력이나 비용을 들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겠죠

혼자 사는 사람들은 먹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합니다. 집에 가면 누군가가 식사를 준비해놓은 다인가족과는 달리, 이들에게는 먹는다는 것이 생존을 위해 항상 신경써야 하고 스스로 챙겨야 하는 것이다 보니 자연히 그리 되는 거겠지요. 서로 자취요리 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하고, 무엇을 먹었다거나 무엇을 먹고 싶다는 이야기가 참 많네요. 최근에는 먹방을 보며 밥을 먹는다거나, 빈약한 음식을 최대한 그럴듯하게 꾸며서 먹는( 일명 자취요리의 허세) 그들 나름의 식문화가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흥미로운 건 이들이 “먹는”행위와 관련해서 깊은 모순에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매번 식사를 준비하자니 귀찮고, 최대한 쉽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그래도 무언가 제대로 된 음식이 먹고 싶고, 건강에도 좀 좋은 것들을 섭취하고 싶은게 이들의 마음입니다. 이런 그들이 사랑하는 채소가 있었으니 바로 ‘양파’인데요. 저렴하고 손질도 쉬우면서 거의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리며 건강에 좋기까지 하지요. ‘식판’은 설거지를 줄이고 식사준비가 간편하다는 점에서 강력 추천을 받는 아이템입니다. 식판을 필수품이라고 하는 표현도 눈에 띄네요.

누구에게나 ‘엄마’는 특별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매우 복잡한 의미의 존재입니다. 떨어져 지내다 보니 항상 옆에 계셨던 엄마라는 분 자체가 그립기도 하고, 혼자서 외롭다 보니 엄마가 보고 싶기도 하지요. 그래서 다른 심리 상태와 관련해서도 ‘엄마’라는 키워드가 연관어로 추출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배고픈데 먹을 것마저 마땅치 않아 서러울 때 자신을 위해서 음식을 준비해 주시던 엄마가 그 어떤 때보다 더 간절히 생각나나 봅니다. 그리고 엄마손맛이 가득 담긴 엄마밥은 항상 너무나 그리운 존재지요. 이렇듯 “먹는” 행위와의 연결이 강력하기에 이 카테고리에 ‘엄마’를 분류했답니다.

앞서 말했듯 1인 가구는 최근 들어 매우 핫한 라이프스타일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향후 가장 주요한 소비층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35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약34%가 1인 가구가 될 거라고도 하네요. 때문에 기업들은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포함해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요.

소셜분석 결과, 혼자 사는 사람들 고유의 심리상태와 생활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소비자의 행동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심리상태와 특성인 만큼, “두렵다”, “외롭다”, “불편하다”, “자유롭다”, “먹는다”라는 것은 그들의 욕구가 발생되고 소비자 행동 및 소비행태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 리포트는 부족하나마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하여 그들의 심리상태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들을 대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용량과 크기를 줄이고 기능적인 면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변에 깔려있는 그들의 심리와 욕구를 파악하고 거기에서부터 제품 및 서비스의 기획을 시작하는 접근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리포트의 내용을 기반으로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는 외로움,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손쉽게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상품, 혹은 잘 먹고 싶거나 살림을 살펴야 함에도 귀찮고 번거로워하는 그들의 모순된 심리상태를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상품, 또한 소소하지만 자신의 개성이나 감성을 나타낼 수 있는 제품들 등이 두각을 나타내게 되지 않을까요? 향후 1인 가구 관련 산업이 더욱 발전하게 될 텐데, 흥미로우면서도 이들의 욕구를 잘 충족시켜줄 수 있는 상품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리포트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