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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21호] 달콤쌉쌀 로맨틱, 발렌타인 데이 (빅데이터로 살펴본 2014년 발렌타인 풍경)

 

1. 달콤쌉쌀 로맨틱한 그 날, 밸런타인 데이

다가오는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날이 생겨나게 된 데는 그리스도교의 성인 발렌티노(Valentinus, 금지된 결혼의 주례를 섰다가 처형당함)의 축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이야기, 이 날부터 새가 교미를 시작한다는 서구의 민간전설, 일본 제과업체의 상술 등, 유래에 대해 다양한 설이 있는데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특히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명절은 아니지만, 꽤 오랜 세월 동안 우리는 밸런타인 데이를 특별한 날로서 받아들여 왔는데요. 2014년 현재 밸런타인 데이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또 이날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트렌드업을 통해 밸런타인과 관련한 사람들의 인식과 의견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초콜릿>데이트>선물>고백 사람들이 밸런타인 데이와 관련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담론을 살펴보았습니다. 내용을 보면, 사람들은 이날의 필수품 ‘초콜릿’을 어떻게 마련할까에 대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그 다음으로 어디서 무슨 데이트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네요. 그리고 초콜릿과 함께 전할 선물의 선택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반면에 밸런타인 데이의 원래 존재이유(?)인 ‘고백’은 4%에 불과해, 비교적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그 외 연인이 아닌 ‘가족이나 친구 ∙옆�’에게도 초콜릿을 선물하려는 계획을 가지신 분들도 계시네요. ‘감성’분석의 결과로는 이날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주는 ‘로맨틱’ 등의 표현이 많지만, 솔로들은 평소보다 더 ‘슬픈’날이라거나 ‘상술’일 뿐이라는 의견들도 꾸준히 표현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의 밸런타인 데이를 보여준다고 여겨지는 ‘데이트’, ‘선물’, ‘기타 대상’, ‘고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밸런타인 데이는 연인들의 데이트가 넘쳐나는 날 중 하나입니다. 연인들은 이날 어떤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을까요 영화관람처럼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데이트를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뭔가 특별한 데이트를 꿈꾸게 되는 이 날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뮤지컬 ∙콘서트 등 ‘공연’, 분위기 좋은 ‘고급 카페’, 력셔리한 ‘호텔’에서의 식사와 숙박패키지, 그리고 ‘여행’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일어납니다.

그 외 최근의 라이프 트렌드가 반영된 데이트들도 눈에 띄는데요. 힐링 열풍과 나만의 작은 사치를 즐기는 경향으로 ‘커플 스파’가 인기 데이트 코스로 떠올랐고, 나만의 독특한 제품을 원하는 DIY트렌드에 맞춰 ‘액세서리 공방 겸 카페’에서 커플 아이템을 같이 만드는 데이트도 올해 인기가 급부상하였습니다. 력셔리한 분위기를 즐기거나, 둘만의 추억을 만들거나 밸런타인 데이트를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는 크게 “력셔리한 분위기”와 “둘만의 추억 만들기”로 보입니다. 호텔패키지나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력셔리한 분위기는 평소 자주 즐기지는 못하는 것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더 특별하고 로맨틱하게 여겨지는데요. 문제는 비용! 데이트비용에 대한 부담을 드러낸 의견도 많고, 특히 일부 남자분들의 경우 이날의 데이트 비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둘만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뭔가 이색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추억을 만들고 싶은 연인들은 근교나 지방의 예쁜 펜션으로 여행을 떠난다거나 콘서트에서 같이 음악에 흠뻑 빠지는 감성적인 데이트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DIY 액세서리 공방 겸 카페’는 최근 TV에서 소개된 이후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같이 무언가를 만들며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직접 만들어 더욱 특별한 커플 반지나 팔찌 등의 아이템도 얻을 수 있어 이색 데이트로 호응이 높습니다. 이날만은 여성스럽고 청순하게 데이트 코스 외에, 여자분들의 경우 ‘데이트룩’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입니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평소보다 더 예뻐보이고 싶은 것은 당연하겠죠? 페미닌한 원피스와 청순한 메이크업에 대한 여자분들의 수다가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다른 때에 비해 여성스러운 패션아이템에 대한 선호가 매우 강하고, 키스를 예상한 듯 립메이크업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군요. 이날은 초콜릿을 주는 날이지만, 신문 기사를 보니 이날 남자분들이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이 초콜릿이라고 하네요. -_-;;; 사실 남자분들 단 간식, 별로 안 좋아하죠. 요즘엔 초콜릿 외에 다른 선물을 같이 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날의 인기 선물은 무엇일까요? 위의 인기 선물들은 크게 ‘가치형’ 선물, ‘실속형’ 선물, ‘과시형’ 선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미가 부여되는 가치형 선물 소셜미디어 상에서 밸런타인데이 최고 인기 선물로 꼽힌 ‘화장품’이 대표적인 가치형 선물에 포함되고, 그 외 ‘향수’나 ‘패션 아이템’ 혹은 ‘커플 아이템’들이 이 유형에 포함됩니다. 가치형 선물은 저렴한 것들에서 고가인 상품들까지 가격대가 다양하고, 선물에 대한 의미부여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화장품의 경우 내 남자의 피부를 관리해준다는 점에서, 패션아이템 역시 내 남자의 옷차림을 더 멋지게 신경 쓴다는 점에서, 반지나 팔찌 같은 커플 아이템은 연인 사이를 기념한다는 것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밸런타인 데이에 특히 가치형 선물들이 인기가 높은 것은 아닐까요 부담 없이 유용하게, 실속형 선물 실속형 선물은 대부분 중저가 가격대의 생활 소품들로, ‘텀블러’ ∙‘머그컵’ ∙‘휴대폰 케이스’ ∙‘향초’ 등이 있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워도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고, 쓰임새가 많아 유용한데다, 평소 사용할 때마다 연인을 떠올릴 수 있으니 일석삼조입니다. 지갑 얇은 학생들이나, 좋아한다 하더라도 아직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기 부담되는 사이일 경우 실속형 선물을 선택하고 있네요. ‘스타벅스의 밸런타인 기념 한정판 텀블러’가 특히 인기가 많고, 직접 만들어 줄 수 있어 정성까지 포함되는 ‘소이캔들’도 눈에 띄는 품목입니다.어깨가 으쓱, 과시형 선물 가격대가 꽤 나가는 과시형 선물은, 소위 ‘명품’으로 불리는 력셔리 브랜드와 ‘지갑’ ∙‘가방’ 등 잡화, ‘시계’ 같은 감성적인 상품과 ‘태블릿 PC’, ‘카메라’ 등의 전자제품이 포함됩니다.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그만큼 선물 할 때 어깨가 으쓱해지는 품목입니다. 받는 남자친구 입장에서도 주변에 자랑하고 싶은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유형의 선물들은 남자분들이 받고 싶은 워너비 품목과도 일치하네요. 이날 초콜릿을 주는 대상이 남자친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연인과의 사랑 뿐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이나 ‘지인과의 친분’도 초콜릿을 통해 나누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밸런타인 데이는 연인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초콜릿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챙기는” 날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가족이나 동료, 친구를 위한 초콜릿은 ‘편의점’에서 많이들 구입하시네요. 편의점은 오다가다 저렴하게 초콜릿을 사서 주변에 나누어주기 좋은 구입처이죠. 특히 챙길 동료들은 많고, 또 바쁜 직장인들에게 버스정류장이나 회사 앞의 편의점은 매우 유용합니다. 실제로 편의점에서 밸런타인 초콜릿을 구입했다는 소셜미디어의 담론을 보면, 연인을 지칭하는 비율보다 동료나 가족을 지칭하는 비율이 더욱 높습니다. 밸런타인 데이 전체 담론에서 연인을 지칭하는 비율이 훨씬 압도적인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때문에 편의점에서도 밸런타인 특수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특히 1만원 대 이하의 소액 상품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1+1 행사나 할인 등의 프로모션도 빵빵하게 준비했다고 하는군요. 원래는 사랑을 고백하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밸런타인 데이에 대한 담론 중 고백이나 프로포즈가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4%인 것은 일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날 고백을 계획 중이라거나, 지난 밸런타인 데이에 고백했다거나 고백을 받았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흔치 않은 편입니다. 반면에 이미 곁을 지키고 있던 연인과 데이트를 하고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이야기는 넘쳐나죠. 일상적인 ‘인스턴스 사랑’에 밀려 특별한 날의 ‘낭만’은 빛을 바래고… ‘고백’하면 왠지 한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짝사랑 상대에게 큰 결심 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벅찬 떨림과 설레임이 생각나는데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당차서 좋아하는 마음을 오래도록 고민하기 보다는 그때그때 쉽게 표현합니다. 또 카카오톡이나 SNS등 너무나 쉽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채널이 보편화되다 보니, 고백이라는 것이 언제나 일상적으로 마음 내킬 때 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고 지순하게 한 사람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오다 어떤 특별한 날을 맞아 고백을 하는 ‘낭만’은, 이제 마음 갈 때 쉽게 시작하는 ‘인스턴스식 사랑’에 밀려 사라진 것 같습니다. 때문에 굳이 밸런타인 데이에 고백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대신 옆에 있는 연인에게 한번 더 마음을 표현하는, ‘고백’ 대신 ‘선물’이 필요한 날로 의미가 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넘쳐나는 이벤트 데이, 그게 뭐 특별해 사람들에게 밸런타인 데이는, 일년에 한번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기 보다 이제 넘쳐나는 이벤트 데이 중 하루일 뿐인 듯 합니다. 이날 외에도 화이트 데이, 성년의 날, 빼빼로 데이, 크리스마스 등 이벤트가 성행하는 날은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기업들의 상술이 더해져 툭하면 거리는 각종 선물과 플랜카드로 물들고, 무언가 구매를 조장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에 사람들은 점점 염증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때문에 ‘특별함’은 줄어들고 그 특별함이 주는 ‘낭만’도 사라져가는 듯 합니다. 지금까지 밸런타인 데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그날의 행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빅데이터의 분석 결과로는, ‘밸런타인 데이’는 내 옆자리를 채워주는 소중한 연인과 함께 마음과 의미가 담긴 선물을 주고 받으며,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나 친구, 동료까지 포함해 내게 있어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는 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마음 속 사랑을 고백하는 낭만적인 행위가 점점 사라지고, 일상에서 반복되는 이벤트에 특별함을 잃어가고, 고가의 데이트나 선물을 준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어 밸런타인데이에 대한 사람들의 부담이 늘어간다는 점에서 그 고유의 의미가 퇴색되어가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이런 날이 있다는 것이 기쁘기도 합니다. 돌아오는 2월 14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채워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라면서, 이만 리포트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