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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감성토크] 만우절(April Fool's Day, 萬愚節)



▒ April Fool's Day



4월 1일, 만우절.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고 헛걸음을 시키기도 하는 날입니다.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일반적입니다. 옛날의 신년은 지금의 달력으로 3월 25일이었는데 당시에는 그날부터 4월 1일까지 춘분제가 행해졌고, 그 마지막 날인 4월 1일에는 선물을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1564년에 샤를 9세가 새로운 역법을 채택하여 새해의 첫날을 1월 1일로 고쳤고, 이후 춘분제를 행하는 것도 바뀌었는데요. 역법이 바뀐 지 미처 알지 못한 사람들은 여전히 4월 1일을 신년제의 마지막 날로 생각하고 그날 선물을 교환하거나 신년 잔치를 했습니다. 그래서 미처 알지 못한 이들의 이런 모습이 주변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되었고, 어떤 사람들은 속이 텅 빈 가짜 새해 선물을 건네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날 속아 넘어간 사람을 ‘April fool' 또는 ‘푸아송 다브릴(Poisson d'avril)’ 이라고도 부르며, 이것이 만우절의 시초가 되어 유럽 각국에 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타고난 거짓말쟁이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들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과학박물관이 지난 2010년 성인남녀 3,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영국 남성들은 하루 평균 3번, 여성은 하루 2번꼴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장난을 치는 날이라고 정해져 있는 만우절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평소에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하며 지내는 것입니다. 심리학 교수인 로버트 펠드먼이 ‘거짓말은 어떤 면에서는 사회적 재능’이라고 말한 것과 같이 일상 속에서 하게 되는 거짓말들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친구, 연인,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마냥 정직하기만 하다면 그는 어쩌면 재미없는, 혼자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싫은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전부 말하게 된다면 “오빠 나 오늘 예뻐?”라고 묻는 여자친구에게 “아니”라고, “내가 잘못했니?”라고 묻는 친구에게 “네가 잘못했다”라고, “자네 기분 나쁜가?”라고 묻는 직장 상사에게 “네”라고 말하게 될 테니 말이죠. 이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생존’에서 도태되는 하나의 방법이죠. 도스토예프스키가 말 한 것처럼 인생에서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는 ‘타고난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이죠.



▒ 장난은 적당히, 웃을 수 있을 정도로



타고난 거짓말쟁이들답게 어떤 어리석은 짓을 해도 이해해주는 날인 만우절에 사람들은 장난 같은 진심, 진심 같은 장난을 치며 하루를 보냅니다. 만우절을 보내는 방법으로 크게 장난방법(39%), 거짓말(31%), 이벤트(30%)에 관한 이야기로 소셜 미디어가 시끄러운데요. 어떤 이들은 다양하고 기발한 장난으로 사람들을 놀래키는가하면, 깜짝 놀랄 거짓말로 사람들을 ‘낚기’도 합니다. 기업이나 회사들은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이벤트를 준비하여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죠. 도가 지나치지 않은 이상 사람들은 4월 1일 하루, 모든 장난과 거짓말들을 즐기며 넘어갑니다.


<2014년 티몬의 우주여행 패키지, BBC의 나는 펭귄, 누군가의 고양이를 찾는 광고>


그러나 그 날 하루 만큼이어도 장난이 통하지 않는 곳들이 있습니다. 바로 112, 119에 거는 장난전화인데요. 경찰서, 소방서에 거는 장난전화는 2011년 이후 꾸준히 줄고 있는 실정이지만, 여전히 생각 없이 장난전화를 거는 이들이 있어 만우절을 앞둔 31일 허위/장난 신고에 대한 엄정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개인은 무심코 건 장난전화이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다른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경찰/소방인력이 쓸데없이 낭비되기 때문이죠.


한편, 만우절이라서 믿을 수 없었던 일들도 있습니다. 바로 영화배우 장국영의 죽음이었는데요. 그가 떠난 지 12년이 흘렀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만우절에는 그를 떠올립니다. 만우절이었기에 더더욱 믿을 수 없었던 그의 죽음은, 어쩌면 만우절이기에 더욱 오래 기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아비정전’, ‘패왕별희’, ‘천녀유혼’ 등을 통해 매년 4월 1일이면 그를 더욱 특별하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장국영이 떠난 이후 2010년 폴 매카트니 사망설, ‘섹스앤더시티’ 사라 제시카 파커 사망설, 2011년 성룡 사망설 등 만우절에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설이 기사로 등장했었는데요. 다행히 모두 거짓 기사였지만, 팬들은 장국영의 죽음을 떠올리며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누군가 다쳤다거나, 죽었다는 거짓말은 세상 어느 한 사람도 즐겁게 만들 수 없는 슬픈 거짓말이기에 올해는 부디 이런 질 나쁜 거짓말은 없기를 바라봅니다.



▒ 고백, 만우절은 피하자




매년 만우절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거짓말 같지 않은 장난은 바로 ‘고백’에 관한 장난입니다. 마음에 두었던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인 듯 거짓인 듯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상에서 대다수의 반응은 그런 용기 없는 장난의 고백은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은 소심한 고백이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대체로 만우절에 받은 고백은 진심일 리가 없기에 믿지 않는다는 반응이 많았고, 만우절에 고백하는 논리는 ‘되면 사귀고 안되면 장난이었어’하고 말아버리면 된다는 마음가짐이 싫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혹시라도 이번 만우절에 ‘좋아한다’고 장난인 듯 장난 아닌 진심 같은 장난 고백 하실 분들은 마음 접으시고, 만우절이 지나고 차분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고백하시기를 알려드립니다.



# 거짓말이 전세계적으로 통하는 날인 4월 1일 만우절, 모두가 어느 정도의 장난은 예상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거나, 타인을 조롱하는 장난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장난이나 거짓말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줄 수 있는 귀여운 장난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는 건 어떨까요? 


만우절인 오늘, 어떤 장난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