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디어 속 타파크로스/온라인채널

[타파크로스 뉴스] “내년엔 ‘인터스텔라’처럼 옛것과 새것이 공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2052054055&code=960205



ㆍ출판계, ‘미리 짚어본 2015 트렌드’ 서적 잇따라 출간
ㆍ‘빅 픽처’ 공유경제·시민 감시 등 전문가가 꼽은 거시적 의제 제시
ㆍ라이프·모바일·소비 등 분야별 예상 트렌드 다룬 책도 여럿 나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대부분의 인류는 농업에 종사한다. 낡은 오두막에 사는 주인공인 쿠퍼 가족 역시 끝없이 불어오는 황사에 맞서며 농사를 짓는다. 기후변화로 인류 종말의 위기에 빠진 근미래에선 먹고사는 일이 우선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암울한 시대에도 첨단 기술의 흔적은 남아 있다. 집집마다 태블릿 컴퓨터가 있고, 하늘에는 주인 잃은 드론이 떠다닌다.

연말 출판계도 2015년을 내다보는 트렌드 서적들을 출간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 성향, 생활 방식, 사회적 의제 등을 예측한다. 많은 책들의 흐름을 하나로 묶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트렌드 서적들은 저마다 다른 언어로 ‘옛것과 새것의 공존’ 혹은 ‘작용과 반작용’을 이야기한다. 마치 <인터스텔라>의 혼란한 미래상 같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셀카봉’은 SNS를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하게 돕는다(위 사진). 반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독재자로 풍자하는 패러디물이 나올 정도로 SNS에 대한 반감이 일어나기도 한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빅 픽처 2015>(김윤이 외·생각정원)에선 사회적기업·언론·학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내년에 주목해야 할 국내외 이슈들을 점검한다. 소비 트렌드 분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 차원에서 인류가 추구해야 할 의제들을 제시한다. 필자들은 장기 불황과 사회 불안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공유하면서도, 도전과 변화에 제대로 반응해 스스로를 구원하자고 제안한다. 필자들이 제시한 의제는 ‘진화’와 ‘전통’의 두 가지로 나뉜다. 

강의 대신 참여형 수업을 지향하는 ‘거꾸로 교실’(플립 러닝), 빅 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의료, 공유경제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의제라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이상적 결합을 논의하는 민주적 자본주의, 텍스트의 위기를 이겨내려는 디지털 저널리즘, 시민에 의한 의정 감시는 전통적 의제다. 새로운 아젠다와 전통 아젠다가 한 책에서 다뤄지고 있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씨는 <라이프 트렌드 2015>(부키)에서 내년의 트렌드를 ‘가면을 쓴 사람들’로 정리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지만, 소셜네트워크의 시대에 접어들어 가면을 쓰는 시간은 더욱 늘어났다. 저자는 이제 가면을 벗을지, 새 가면을 쓸지를 두고 다양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가면에 지친 사람들의 선택지 중 하나다. 

클록이란 애플리케이션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위치를 지도로 보여준다. 친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기존 SNS와는 정반대다. 위스퍼는 ‘익명 SNS’다. 친구를 맺고 정보를 올린다는 점에서 기존 SNS와 같지만, 상대의 개인 정보는 알 수 없다. 서구에선 ‘페이스북 탈출하기’ 캠페인도 등장했다. 반면 셀카봉,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 물병 마이 보틀은 새로운 가면을 쓰게 돕는다. 마이 보틀은 스티커, 액세서리로 사용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이미지 친화적인 SNS에 올리기 좋다.



모바일 시장의 흐름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모바일 트렌드 2015>(커넥팅랩·미래의창)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는 ‘옴니채널’ 시대를 예견한다. 이전의 멀티채널 시대엔 소비자가 오프라인, 온라인 등 다양한 구매 경로를 가졌다면, 옴니채널 시대엔 오프라인, 온라인 채널을 하나로 통합해 고객을 관리한다. 교보문고의 바로드림 서비스처럼 온라인에서 결제하고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찾아가는 시스템을 넘어, 매장 안에서 온라인으로 결제하는 ‘100% 인스토어 프로세스’도 도입됐다. 고객이 온라인 상거래 시 남긴 흔적을 추적해 오프라인 매장의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법도 도입 중이다. 이케아는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가구가 고객의 거실에 놓인 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카탈로그 앱을 개발했다.



<2015 생생 트렌드>(타파크로스·더난출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트렌드를 소개한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경제난이 장기화하면서 집, 결혼, 자동차, 여행 등 생활 전반의 소비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이것이 일방적인 소비 축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크기를 줄이는 대신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택해 국산차 대신 외제차를 구입하는 식이다. 블랙프라이데이 열풍에서 본 소비의 탈국경화, 계절에 상관없이 소비하는 소비의 탈시즌화도 주된 흐름이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어그부츠, 니트, 카디건 등 겨울 패션 아이템에 관한 내용이 5월부터 증가했다. 유통업계가 재고 줄이기에 나서자 소비자들도 이에 호응한 것이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역시 <트렌드 코리아 2015>(미래의창)에서 과거로 회귀하는 소비 현상을 분석한 바 있다. 명품에 지친 사람들이 평범함으로 회귀하는 놈코어, 다양한 문화의 자생지인 골목길의 재발견 등이 내년의 소비 트렌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