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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38호] 우리는 매일매일, 출퇴근 이야기(빅데이터로 알아본 직장인의 라이프스타일)









출근하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출근 소요 시간은 1시간 13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회사로 가는 1시간 13분 동안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러 가는 시간이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 시간을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Trend Up을 통해 사람들의 출근길 모습을 들여다 보았다.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크게 스낵컬쳐족(36%), 동시족(23%), 자기계발족(12%)으로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울고 웃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들을 스낵컬쳐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스낵컬쳐(Sanck Culture)’란 마치 군것질을 하듯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소비하는 트렌드를 일컫는다. 이러한 스낵컬쳐족들은 밀린 드라마, 동영상을 복습하거나 음악, 웹툰, SNS 콘텐츠로 고된 출근길을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하지만 이어폰을 꽂음으로써 외부는 차단한 채, 기기에 의지해 콘텐츠와의 관계에만 몰두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소통이 단절된 현대인의 삭막한 현실이 느껴지기도 한다.바쁜 아침, ‘식사를 하느니 잠을 30분 더 자겠다!’는 생각으로 부랴부랴 뛰쳐나온 동시족들도 있다. 이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간단하게 식사도 하고 화장도 하는 멀티플레이어다. 제대로 식사도 못하고 나온 이들이 선택하는 아침 메뉴로는 우유(27%)와 김밥(22%)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고구마나 바나나(21%), 샌드위치(11%), 빵이나 쿠키(12%), 맥도날드의 맥모닝(7%) 순으로 나타났다. 피곤한 아침이어서인지, ‘초코’맛 우유나 ‘시리얼’우유로 당을 보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지막으로 자기계발족이 있다. 책을 읽거나 어학 공부를 하는 성실한 샐러던트(salary man과 student의 합성어)들도 부지런한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흔한 모습이다. 영어공부를 하는 직장인들이 많았으며, 이들은 전화 영어나 라디오, 팟캐스트를 이용해서 어학공부를 하고 있었다. 출근 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갈까?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생각들이 뭉게뭉게 피어오를까. 우리는 모두 회사로 달려가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가끔 창밖을 바라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날씨도 좋고 경치도 좋은 계절이면, 창 너머 풍경만 바라봐도 아침이 즐거워진다. 때때로 회사가 아닌 낯선 곳으로 출근 아닌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출근길에서 이미 퇴근을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예정된 약속이나 모임 등의 계획을 생각하며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할 지 즐거운 상상과 고민으로 출근길의 고됨을 달랬다. 고질적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의 직장인들에게 모닝커피는 선택 아닌 필수다. 모닝커피를 통해 몸과 마음을 각성시키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려는 전형적인 직장인들의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아침을 거르고 나온 직장인들은 아침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비록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지만 편의점이나 베이커리에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즐거운 고민도 하고, 때로는 인기 메뉴를 쟁취하고자 하는 열정도 볼 수 있었다. 퇴근 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갈까?이번에는 취준생이 생각하는 퇴근 후의 모습과 실제 직장인들이 퇴근 즈음에 계획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직장인이 된다면 퇴근 후 어떤 것들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취업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체로 자신의 삶의 조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이나 각종 취미 생활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그밖에 공부를 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겠다는 열정도 보였다. 그렇다면 실제 직장인들의 퇴근 후 모습은 어떨까? 과연 바라고 기대했던 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  취준생들이 바라던 모습대로 살아가는 직장인들은 40%에 그쳤다. 직장인들은 회식 및 모임을 가지거나 영화나 공연을 보는 등의 문화생활을 즐겼다. 쇼핑 테라피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푸는 직장인들도 있었으며, 슬프게도 야근으로 인해 퇴근은 먼 일이 되어버린 채 업무의 연장선을 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최근 직장인 대상으로 번아웃(Burnout)증후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8.6%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생각만 하면 피곤함을 느낀다고 답변했다1).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피로를 느끼는 직장인들… 그들의 피로는 얼만큼인지 퇴근 시간대와 비교해 살펴보고, 그 원인도 함께 파악해보았다.행복한 출.퇴근 길을 만들기 위해서는?출.퇴근이 행복하려면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의 행복 점수는 100점 만점에 55점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삶의 행복도에 비해 직장에서의 행복도는 매우 저조하게 나타났다. 회사만 오면 축 쳐지고 행복할 일이 없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니고 싶은 행복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단지 직장인들의 편의와 복지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궁극적 발전을 위해 회사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조건이다. 실제로 행복한 직장인일수록 직장에서 더 성공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Cropanzano & Wright, 1999; Iverson, Olekalns, & Erwin 1998).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직장 내에서의 행복도가 높을수록 조직과 자신을 동일하게 생각하고(Rathi 2011), 이에 따라 조직에 대한 몰입도 높아지며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직장인이 가고 싶은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Trend Up을 통해 들어본 직장인들의 바람은 정시 퇴근이었다. 야근 없는 직장생활과 안정적인 회사, 미래가 보이는 즉 비전 있는 회사가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었다. 연봉이 곧 자기가치를 증명하는 지표가 되어버린 자본주의 시대이기에, 높은 연봉을 바라는 목소리 역시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에는 꿈도 있고 애환도 있었다. 가끔은 ‘장래희망이 회사원은 아니었는데’라는 서글픈 혼잣말을 읊조릴 때도 있지만, 당신은 그 누구보다도 부지런하고 충실한 삶을 살아내고 있다. 다만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적인 일상을 허무하게 소비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다. 하루의 시작도 마무리도 모두 즐거울 수 있는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해 개인적 노력만큼 사회 · 구조적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