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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25호] 향으로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빅데이터로 살펴본 향초와 힐링의 의미)

 

 

 

 

 

 

 

 

 

1. 향초에 관심 갖는사람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Perfume)는 절대적 향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핏빛 광기로 발현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해냅니다. 이 소설은 '향기'라는 무형의 소재를 독특하고 파격적인 스토리로 전개함으로써,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후각'은 인간의 오감 중에서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감각으로 인식되어 왔는데요. 최근에는 후각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들이 나오며 그러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는 추세입니다. 독일 튀빙겐 대학 국제 연구팀은 '후각이 다른 감각과 달리 기억과 직결되어 있다'는 발표를 통해, 냄새가 경험에 대한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뒷받침했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나무 계열의 향을 맡았을 때, 누군가는 숲 속의 오두막집을, 또 다른 누군가는 유년 시절 시골집의 아궁이를 연상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향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상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향초인데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마니아들에게 향유되던 향초는 이제 우리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대중적 물건이 되었습니다. '양키캔들'이라는 고유명사가 유명세를 타고, 멀티캔들샵, 천연캔들 매장이 증가하는 등 일상에서도 향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트렌드업'을 통해 살펴본 결과, 향초에 대한 담론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토록 향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걸까요? 2. 향초를 구매하는사람들 먼저 사람들이 향초를 구매하는 목적이 과연 무엇인지, 향초에 대한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트렌드업을 통해 수집해보았습니다. 첫째.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무드용사람들은 향초를 통해 일상을 특별하게 변화시키고 싶어 했습니다. 익숙한 공간을 새롭고 상쾌하게 만듦으로써 분위기를 내는 거죠. 향초는 좋은 향기는 물론 심미적으로 뛰어난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향기와 불빛이 은은하게 조화를 이루며, 효과적인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둘째. 센스 있는 선물로 각광받는 선물용향초는 최근 가볍게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각광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모품이긴 하지만 실용적이고 활용도가 높아,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선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향기를 매개로 마음을 전하려는 사람들이 꽤 많이 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셋째.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테라피용사람들은 경직된 생활 속에서 심신을 이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향초를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향초를 틀어놓고 휴식을 취하면, 신경 안정 및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테라피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명절증후군을 앓는 주부,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을 위한 상품으로 향초가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넷째. 냄새와 습기를 제거하는 공기정화용초를 탈취나 제습의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는 이미 예전부터 많이 있어왔는데요. 향초 역시 이러한 기능을 가진 만큼, 집에 밴 음식 냄새를 제거하거나 장마기간 집안의 눅눅함을 없애기 위한 제습용품으로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각자의 다양한 니즈에 따라 향초를 구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향초가 그저 단순히 '향기 나는 초'가 아니라 삶을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무엇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향초를 고르는사람들 그럼 사람들은 어떠한 향초를 구매할까요? 그들이 향초를 구매하는 기준과 선호하는 브랜드를 살펴보았습니다. 향초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는 양키캔들’, ‘우드윅’, ‘딥디크’, ‘조말론등의 다양한 브랜드가 언급되었는데요, 그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브랜드는 단연 양키캔들습니다. 매년 새로운 향의 상품을 내놓을 정도로 풍부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렇게 양키캔들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로얄티가 기본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새로운 움직임도 포착되었는데요. 최근 캔들의 주재료이자 석유계 부산물인 파라핀 왁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면서,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천연소재로 관심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으로부터 추출한 천연 재료가 아로마 테라피 효과를 극대화시킬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또한 화학류 왁스보다 녹는점이 낮은 천연류 왁스가 향을 공기 중에 더 멀리 확산시키고 오래 지속시켜 최대 50% 더 오래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높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향초를 선택하는 기준이 건강안전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4. 향초에 만족하는사람들 향초를 구매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향초에 매료된 것으로 보입니다.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 무려 92.6%가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향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이들은 향이 너무 좋다거나, ‘너무 예쁘다등 제품 전반은 물론, ‘향초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거나 선물 받았는데 너무 감동적이다’, ‘내가 특별해진 느낌이 든다등 심리적인 부분에서의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향초가 사람에게 주는 공감각적인 경험이 감성을 자극하고, 그로부터 감동이나 특별한 느낌이라는 최상의 만족과 고유한 가치를 파생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7.4%의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는데, ‘금방 닳아버려서 너무 아쉽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 ‘써보니 생각보다 별로라며 향초의 가격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향초의 파라핀 성분이 발암물질을 유발한다는 데 몸에 유해할 것이라며, 건강을 염려하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5. 향초로 치유 받는사람들 이렇게 향초를 직접 구매하고 이용하는 집단을 분석한 결과, 그들은 일상 속에서 받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우울’, ‘피로와 같은 문제를 호소했으며, 그것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가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기계발을 권장 받고, 목표 지향적이고 경쟁적인 삶이 요구되는 긴장된 시대속에서 사람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조금 더 쉬고 싶고 삶을 소중히 여기고 싶은 마음, 이것이 바로 향초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신체적, 정서적 안식처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향초는 치유로 가는 관문의 열쇠가 되어주었습니다. 반복적인 일상 공간을 향기와 불빛으로 재탄생시키고, 경직된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향초로부터 사람들은 위로받고 있는 것입니다. 2013년은 힐링(Healing)’의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힐링은 뜨겁고 강렬한 시대적 키워드였습니다. 힐링 푸드, 힐링 캠프, 힐링 서적, 힐링 음악, 힐링 무비, 힐링 요가에 이르기까지 힐링이라는 단어는 하나의 접두어로 기능하며, 문화산업 전반을 장악했는데요. 이러한 전파력이 다소 주춤하면서, 일각에서는 이제 힐링은 이미 유행이 지난 식상한 트렌드에 불과하며 기업의 도식적인 상술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힐링을 소비 풍토의 일환으로만 축소 해석한다면,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힐링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사람들에게 주입되지 않는다고 해서, 힐링이 무용해진다거나 그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닙니다. 힐링은 이미 삶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으며,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우리는 계속 견뎌나가야 할 테니까요. 때로는 상처 입고 절망할 때도 있겠지만, 어쩌면 작은 향초를 켜는 작고 소소한 행위가 그 무엇보다도 크고 따뜻한 위로를 보내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치열한 삶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을 찾기 바라며, 이 리포트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