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속 빅데이터/빅데이터 인사이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13호] 웰컴 투 처월드~!!

 

 


인기리에 방영 되었던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시월드, 고소공포증보다 무서워~”라는 대사가 나오면서 ‘시월드’가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시월드’는 시집살이를 하는 며느리들의 애환을 담은 말로 시댁에 대한 며느리들의 부정적 의미를 담은 신조어입니다. 요즘은 ‘시월드’ 못지않게 처가살이 사위들의 애환을 담은 ‘처월드’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왕가네식구들’이나 ‘자기야-백년손님’과 같이 ‘처월드’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방송이 인기를 모으면서 그 동안 말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던 사위들의 억울함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처월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일까요? 빅테이터 분석 전문 플랫폼 트렌드업을 통해 ‘처월드’에 대해 살펴본 결과, ‘처월드’의 언급량은 이제 ‘시월드’ 만큼이나 증가했으며, 2013년에는 ‘처월드’ 가 평균 5.2% 증가하여 ‘처월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처월드’ 갈등의 주축은 ‘장서갈등’입니다. 과거에는 사위를 ‘백년손님’이라고 부르며  어려운 존재로 생각했었는데, 최근에는 ‘장서갈등’ 문제로 이혼까지 생각하는 사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세태가 많이 변화한 것 같습니다. ‘처월드’의 갈등 이유를 살펴보면 사위의 경제적 능력이나 직업에 관한 갈등이 일반적이였고, ‘결혼’, ‘명절’, ‘육아’ 상황에서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갈등으로 인해 부부싸움 빈도는 더욱 증가하게 되고, 스트레스와 불만, 결혼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커지는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처월드’에서 갈등이 발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남성의 탈 권위와 모계사회의 출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부장제를 중심으로 가족 내에서 남성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으며, 가족을 부양해야 할 경제적 책임 역시 남성의 몫 이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가정 내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의사결정의 주체로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 농경 위주의 사회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지 않고 함께 모여 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발달하고, 도시에 취직을 하거나 사업을 하게 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가족관계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상대적 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먼저 부계중심의 대가족에서 부부중심의 핵가족으로 변화했고, 여성들에게는 고등교육의 기회가 주어지면서 경제활동이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남성들은 여성과 생계의 의무를 분담하게 되면서 시대의 변화에 따라 탈 권위적인 모습으로 변화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변화로 인해 여성의 권위가 신장되고,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서 가족 내에서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면서 가부장제의 문제점과 성 역할에 대한 불평등에 대해 인지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페미니즘에 대한 여성들의 요구는 더욱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결국 가정에서 남성들은 이제 아내를 의식하고, 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고, 육아문제로 시댁 뿐만 아니라 처가와도 자주 만나면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것이 ‘처월드’를 촉발시킨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뿌리 깊이 내재되어 있는 전통적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사위와 장모는 가치관의 혼란을 겪게 됩니다. 장모는 딸이 사위의 생계의 의무를 분담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딸의 경제적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모와 사위와 밀접하게 지내다 보니 딸이 행복해 보이지 않거나 어떤 사위가 잘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우 사위에게 불만을 갖게 되면서 ‘처월드’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는 것으로 보이네요. 사위의 경우는 아내의 경제활동을 지지하지만 마음한구석에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써 권위를 갖고,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가치가 깊숙하게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생계의 의무를 아내와 분담하게 되는 입장에 직면하면서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아내를 배려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육아문제의 경우에도 시댁보다는 처가의 도움을 편하게 생각하는 아내의 입장을 고려하여 처가 가까이로 이사를 가거나 처가살이를 결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통계청의 ‘인구통계총조사’ 결과로도 알 수 있듯이 1990년 이후 2010년 사이에 처가살이 비중은 3배 이상 증가한 반면 시집살이 비중은 2배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가와 자주 만나거나 혹은 같이 살면서 라이프를 공유 하다 보니 오히려 아내의 친정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장모의 간섭이 증가하게 되면서 ‘처월드’의 벽을 실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가정 내 아내와 처가의 입김이 세어지고, 육아가 처가로 전이되는 상황에 대해 매스컴에서는 ‘신 모계사회’로의 변화라는 견해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월드’에서 사위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소셜미디어에서 사위들은 ‘다른 집 사위와 비교하며 아들 같은 사위가 되길 바라는 것’에 대한 고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는 처가의 경제적 시간적인 요구에 대한 부담과 독립된 가정으로써 인정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파악되네요. 최근 자녀수가 급감하면서 자녀에 대한 애착도가 높아졌고, 이에 사위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큰 아들 같은 사위를 찾는 경향이 높게 나타납니다. 이런 기대로 인해 장모는 주변사람들에게 사위가 잘해준 것뿐만 아니라 잘난 것도 자랑을 합니다. 장모는 사위에게 좋은 학벌과 직업, 넉넉한 수입이 있으며, 아이 육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자신에게 용돈도 자주 주고, 철마다 가족 여행도 함께 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이럴 수 있는 사위가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또 부부가 만나고 결혼했지만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혼 생활 중에 여러 면에서 충돌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처가살이를 하는 부부의 경우 장모가 자녀 부부의 갈등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장모는 딸을 감싸고, 사위에게 잔소리를 함으로 오히려 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위가 처가와 밀접하게 지내게 되면서 장모는 딸 가정의 가사도 돌보고, 육아도 해주면서 의도하지 않게 딸과 사위에게 간섭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식이 성장해서 결혼을 하면 부모에게 독립을 하게 되는 것인데 서로 밀접하게 지내다 보니 장모는 한 가족의 개념으로 생각하고 어떤 문제상황에 대해 조언하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사위를 불편하게 만드는 데 딸의 경우는 부모를 성향을 알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위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른 가치관에 영향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해의 폭이 좁을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처월드’의 갈등,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사람이 모여서 함께 산다는 것은 더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서로 함께 잘 살수 있도록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처월드’에서는 새롭게 가족의 울타리로 들어온 사위를 존중하고, 배려하기 보다는 ‘처월드’ 의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 사위의 희생을 요구하게 되면서 갈등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또한 사위 역시 ‘처월드’를 부정적으로 여기기 보다는 윗 세대 즉, 전통적 가치를 추구하는 장모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결국, ‘처월드’ 갈등의 해결 과제는 ‘Privacy’와 ‘존중’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위는 처가식구들을 존중 해야 하며, 장모 역시 결혼한 딸 부부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Privacy를 존중해줘야 할 것입니다. 한편, 이러게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2.5세대 주택과 같이 대가족을 위한 아파트이지만 두 집 살림이 가능하도록 주방과 화장실, 드레스룸을 따로 설계하여 사위와 장모가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으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형태의 주거 형태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게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2.5세대 주택과 같이 대가족을 위한 아파트이지만 두 집 살림이 가능하도록 주방과 화장실, 드레스룸을 따로 설계하여 사위와 장모가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으면서 편하게 지낼 수 있는 형태의 주거 형태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세대분리형 아파트도 ‘처월드’에 시달리고있는 사위들이 조금이나마 장모와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해결 방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결론적으로 생각해보면 ‘시월드’, ‘처월드’ 모두 우리가 가족임을 부인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가족이 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요?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좀 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친정살이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육아문제로 주말마다 친정을 오가며, 많은 시간을 친정부모님과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희 남편도 ‘처월드’를 겪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